수능.

내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많이 변한 것 같다.

오늘 수업이 좀 늦게 시작하는 날이라 여유롭게 집을 나섰는데 정말 따뜻했다. -_-;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군에서 훈련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수능 때가 가장 추웠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두툼하게 입고 고사장이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이용해서 가기가 참 지랄맞아 아버지께서 정문까지 태워주셨기에 실제로 얼마 안되는 거리를 걸었을 뿐인데도 오돌오돌 떨면서 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음료회사에서 프로모션 나왔는지 그냥 음료수랑 이것저것 막 받고 들어가서 시험 시작을 기다릴 때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추억이지.
그러고보니까 요즘 수능은 500점이라던데? 대학교에서 가끔씩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랑 같은 시험을 보고 같은 방식으로 들어온 애들이 맞나 싶을 때도 있고, 하여튼 적응할 수가 없었다. 뭐 과에 따라 점수도 보지 않는 과목도 있다고 하고, 많이 복잡하더라. 그리고 요즘은 수시가 비중이 높아서 옛날만큼 수능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도 많이 줄어든 모양이더라. 그냥 최저로 맞춰야하는 등급만 맞추는데 더 노력하는 것 같았다. 물론 합격한 애들 기준이지만.
오늘 학교 끝나고 오는데 학교 앞에 부모님들께서 수능 끝나고 바로 데려가실 모양인지 차가 주르륵 주차되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버스 기사 아저씨들이 궁시렁거릴만도 한데 수능날이라서 그런지 몸을 사리는 모양이다. 조금 지나자 수능이 끝났는지 교복 입은 애들이 우르르 몰려서 타서 답을 맞춰본다. 난 어땠더라.
난 수능 끝나고 그냥 터덜터덜 집을 향해 걸었다. 나 홀로 좀 떨어진 고사장으로 배정을 받아 같이 본 친구들도 없었고, 시험을 망친 거 같은 느낌에 씁쓸하게 걸었던 것 같다. 그리고 건방지게 술 좀 마시고 정말 원없이 푹 잤었지. 지금 생각해보니까 좀 심각하게 우울했던 것 같다. 그래봐야 다음 날 일어날 때는 그냥 개운하게 일어났던 것 같다.
곧 09학번이 될 친구들, 그 동안 수고했다. 일단은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위해 열심히 하길.

No related posts.

이 플러그인은 Yet Another Related Posts Plugin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 난 아무 생각이 없었어. 무념무상으로 시험치고 무념무상으로 게임하다가 걍 잤지. -_-
  • 나도 간단하게 줄이면 무념무상이었던 것 같아. -_-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