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만수무강하세요.

4월 4일. 외할머니 팔순이셨다. 간만에 친척들이 모두 외가에 모였다. 근처 팬션을 잡아 맛있는 음식도 먹고, 1박 2일 동안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난 정말 외할머니를 좋아한다. 어릴 때 으레 여름방학이면 내려가 외삼촌들이랑 개울 같은 곳에서 놀다 오면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다. 가끔씩 음식을 보내주셨는데, 정말 솜씨가 좋으셔서 금방 다 먹곤 아쉬워 했다. 손재주도 좋으셔서 인견으로 만든 옷을 거의 매년 보내주시는데, 여름에 정말 시원해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어릴 때는 여름방학을 정말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생각도 깊으시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주셔서 정말 존경할만한 분이시다. 혼자 사셔도 큰 불편이 없으시는 건 주위 사람들에게 그만큼 인간적으로 베풀었기에 가능하신 게 아닐까.

이제는 정말 나이가 드셔서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밖에 나가시는 것도 힘드신지라 이런저런 것들을 보내주시지 못하는 걸 미안해 하셔서 늘 죄송스러웠다. 마침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 할머니 사진을 찍었다. 멋지게 현상해서 보내드리려고 하는데 기뻐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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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정말 짜증났던 건 밤에 술취한 먼 친척 한 분이 오셔서 깽판 쳐서 분위기를 망쳤다는 것. 모 대학 교수시라던데, 취하려면 곱게 취해야지. 손윗 어른 팔순 잔치에 와서 욕지거리하고 깽판칠 거면 왜 와서 지랄이야. 아주 치가 떨린다. 가장 열받았던 건 외할머니께서 이 인간의 주사를 받아주셨다는 것. 사실 별 말 쓰지 않은 건 쓰다가 이 인간이 생각나 짜증이 확 밀려와서 그렇다. 진짜 두들겨 패고 싶었는데 외할머니께서 업어주며 키워 자식 같은 사람이니 참으라고 하셔서 더 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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