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 조문하고 왔습니다.
너무나 늦었다. 내일 영결식이니 이렇게 막차라도 탄 게 어딘가. 사실 어제 미국에서 온 사촌동생과 함께 갈까 싶어 미루었는데, 시차 문제도 있고 그다지 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그냥 혼자 갔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간 건 집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기 때문이지 별 다른 의미는 없었다. 도착하니 약 5시 15분 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15분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니 조문할 수 있었다.
분향소에는 상주 역에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모셨다는 분들이 맡으셨고, 진행을 맡으신 분과 국화를 나눠주는 군인들이 있었다. 위 사진에 작게 나왔지만, 국가 지정 분향소라 그런지 앞에 헌병도 서있었다. 그리고 방명록을 관리하시는 분과 아리수를 나눠주시는 분도 계셨다. 그런데 아리수를 가져가는 사람은 한 명도 못봤다. -_-;
생각보다 빨리 마쳤기에 덕수궁쪽으로 걸어갔다. 수두룩하게 깔린 전의경, 사복 경찰 그리고 닭장차들. 답답했다.
인산인해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 같다. 조문을 위해 차례대로 줄 서있는 사람들부터 자원봉사자, 전의경, 기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덕수궁에 있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일까. 서울역사박물관과는 기다리는 사람의 수가 차원이 달랐다. 반대쪽 정동쪽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가.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길이 되어버렸다.
대한문 근처로 오니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지하철 시청역 출구가 있는 탓에 보도가 좁은 곳이 있는데 그 부분은 지나다니기도 힘들었다. 그 사이에서 음료수를 파는 노점상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진 기자들도 있었다. 나도 카메라를 들고 가긴 했지만, 저기서 사진 찍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원래는 서울역까지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대한문 앞에서 지체한 시간이 길어 정동쪽으로 걸어갔다. 조금 자리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광장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그냥 털썩 앉아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였고, 그를 추모하기 위한 여러가지 활동들을 볼 수 있었다.
쭉 돌담길을 따라 경향일보사 앞까지 나왔다. 조문객들은 경향갤러리까지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늦어 간단히 요기를 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짧지만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서울역사박물관도 퇴근 시간이 지나니 내가 기다릴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명록에 적었다.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감사하다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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