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 SPH-6050 햅틱온(로모폰) 3주 사용기
거창하게 리뷰를 쓸까 간략하게 사용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이미 출시된지 반년 정도 지났고, 리뷰도 많은 편이라 그냥 주관적인 사용기를 적기로 결심했다. 애초에 핸드폰을 바꾸게 된다면, 가입비가 면제인 LGT에 폰카메라가 AF를 지원하고 외장 메모리와 블루투스, OZ를 지원했으면 했다. 후보로는 햅틱온과 아르고가 물망에 올랐는데(쿠키가 빠진 이유는 AF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햅틱온으로 골랐다. 아르고가 햅틱온 보다 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는 의견을 봤기 때문이었다. 이전에 사용하던 CYON 아트라이팅폰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LG 호감도가 급상승했는데, 좀 아쉬웠다. 아마 쿠기에 AF만 있었어도 햅틱온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일단 달고 다녀야하는 게 많다. 배터리 소모를 생각한다면 24PIN 충전기에 꽂을 수 있게 변환 잭을 가지고 다녀야할테고 DMB를 본다면 안테나 겸용 스타일러스펜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여기에 USB나 버스카드 등까지 끼우고 다닌다면… 안그래도 무거운 핸드폰에 주렁주렁 악세사리까지. 답답해보인다. 배터리는 햅틱온을 활용할 생각이 있다면 충전된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하는 게 좋다. 정확하게 체크한 건 아니지만 블루투스를 통해 논스톱으로 노래를 들으면 대략 4시간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것 같은데, 사용자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니 확언하는 건 좀 그렇고, 내 경우에 여분의 배터리까지 부족하게 느껴진 경우는 없었다.
핸드폰으로는 처음 사용하는 터치 인터페이스는 생각보다는 양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전 디바이스들 모두 감압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순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예전에 사용했던 디바이스들보다 좋았다. 분명 대세는 정전식이지만, 나처럼 경험이 없다든가 터치 인터페이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쓸만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G센서가 존재해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주사위와 윷놀이, 복불복 등도 가능하다. 외형이 삼성 VLUU 카메라와 비슷하기에 오른손으로 가로로 길게 잡는 게 가장 그립이 편한데, G센서가 반응에 가로로 긴 화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문제는 이게 다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정도. 사진이나 동영상, DMB 같은 건 오른손으로 잡든 왼손으로 잡든 영상이 휙휙 잘 돌아가면서 왜 문자를 쓸 때는 세로로 길게 잡아 쓸 수밖에 없는 걸까. OZ 풀브라우징을 이용할 때 왼손으로 버튼 부를 잡으면 모든 게 거꾸로 보인다. 즉, G센서를 반밖에 활용할 수 없다. 글자 입력도 통일된 모습이 아니다. SMS 혹은 MMS 쓸 때는 천지인과 필기 방식이 가능하다. 그런데 왜 OZ에서는 천지인과 QWERTY 방식만 가능한 걸까? 이 둘을 합칠 수는 없었을까? 왼손으로 잡은 후에 스타일러스로 필기입력해서 쓸 수 있다면 정말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터치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위젯이 아닌가 싶다. 옆에서 끌어다 놓으면 사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위젯의 대부분은 그저 단축아이콘 정도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사실상 위젯 추가삭제도 불가능하며, 끌어다 놓고 쓰려고 해도 무슨 위젯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아이콘이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툴팁 설명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는데 위젯에 대해서 보고 싶다면, 원하는 위젯만 목록에 볼 수 있도록 설정하는 곳에서 보는 게 편하다. 개인적으로 메모와 일정은 잘 쓰고 있지만, 이럴거면 도대체 왜 위젯이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냥 원하는 메뉴 바탕화면 단축아이콘 보내기 같은 거나 만들어두지. 아마 휴대폰으로 일정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왜 시간은 시작과 끝을 지정할 수 있으면서 왜 날짜는 시작과 끝을 지정할 수 없는 걸까. 이거 추가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예를 들어 지랄 맞은 동원예비군 같은 거 적어놓으려면 안그래도 짜증나는데 사흘치를 각각 적어야 하잖아.
또 재미있는 건 부재중 알림 메시지다. 문자의 경우 설정을 통해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있다면 2분 혹은 5분마다 사용자에게 알려주는데, 부재중 전화는 그렇지 않다. HOLD 버튼을 눌러서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문자가 중요한가 전화가 중요한가? 알 수 없는 일이다. UI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24시간 블루투스를 사용하며, 절대 부재중 전화를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문자 확인도 그 광활한 화면 중에서 이전 문자 혹은 다음 문자로 이동하는 화살표를 눌러야 확인한 것으로 된다는 점이다. 그냥 터치하는 걸로는 부족한 건가. 그랬다면 다음에 HOLD를 풀었을 때 역시 미확인 메세지라고 나올 것이다.
또 재미있는 UI 문제는 바로 뮤직온이다. SKT는 멜론, KTF가 도시락이라면 LGT는 뮤직온이다. 핸드폰을 통해 MP3를 감상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통신사에 맞게 플레이어를 사용하겠지만 적어도 햅틱온은 그렇지 않다. 햅틱온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뮤직온 말고 메뉴에서 음악으로 가면 되니까. 사실 뮤직온이 필요가 없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멀티태스킹과 음장효과, 이퀄라이저를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블루투스를 연결해서 듣는다면 재생 버튼을 눌러 음악을 들을 때 음악 메뉴로 재생이 되기 때문에 뮤직온을 쓸 이유가 없다.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기본 구성품 이어셋으로는 도저히 다음 곡 넘기기가 안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스카이 IM-S110K를 쓸 때는 통화버튼을 길게 누르면 다음 곡으로 넘어가줘서 정말 편하게 썼는데, 블루투스 없었으면 HOLD 풀고 곡 넘기고 다시 HOLD하고 이 짓을 어떻게 반복하라는 건지. 그리고 툭하면 사용자 앨범이 사라진다. 곡추가 할 때도, 외장메모리를 뺐다가 끼웠을 때 등 경우의 수가 제법 많은 편이다. 내 경우엔 노래와 어학용을 나눠서 리스트를 만들어뒀는데, 툭하면 앨범이 사라져서 전체 재생이 되버리니 노래 잘 듣다가 갑자기 쏼라쏼라 나오는 외국어에 짜증이 치밀 때가 있다. 문제는 이 앨범 리스트를 핸드폰으로만 하나하나씩 추가해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니콜 뮤직 같은데서 지원해주면 귀찮더라도 연결해서 어떻게 할텐데 많은 노래를 넣고 다니는 사람은 아마 앨범 관리 못할 거라 자신한다.
멀티태스킹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풀스펙 폰에 어울리지 않는 멀티태스킹은 정말 좌절스럽다. 지정된 멀티태스킹 외에는 할 수 없다. 그 지정된 멀티태스킹 메뉴 외에서는 멀티태스킹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지어는 텍스트파일 보면서 MP3 듣는 것도 안된다. 리얼 공짜폰에서도 되는 건데. 텍스트파일 보는 것도 참 웃기다. 광활한 화면에 빼곡히 담긴 텍스트. 근데 한 번 터치로 밀어올릴 때마다 3~4줄 올라간다. 아무리 드래그 앤 드롭해봐도 마찬가지다. 볼륨 버튼을 이용하면 이동이 아니라 확대/축소가 된다. 페이지가 넘어가기 전까지는 그저 하단의 3~4줄씩 열심히 밀어 올리면서 페이지 넘어가면 다시 상단부터 읽어야 한다. 답이 없다. 오피스 파일들 보는 것과 동일한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 최소한 볼륨 버튼을 상/하단 화면 이동으로 바꿔도 이러지는 않았을텐데. 확대/축소는 화면 터치로도 되잖아.
PC와의 연결도 좀 불편하다. 이동식메모리까지는 1g 정도 이해할 수 있는데 왜 애니콜랜드, 애니콜뮤직, LGT 모바일 매니저 따로 연결 시 지정해줘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다른 거 쓰려면 케이블 뽑고 다시 연결해야 한다.
카메라는 정말 만족스럽다. 4:3부터 16:9까지 640*480(WIDE 800*480)부터 최대 2560*1920(WIDE 2560*1536)까지 가능하다. 스마일샷이나 명함인식 등의 촬영 모드, 인물/풍경/역광 등의 장면 모드, 접사와 노출보정, 타이머에 플래시까지 웬만한 똑딱이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 화질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굳이 똑딱이의 필요성을 못느낄 정도로 마음에 든다. 카메라 화면과 햅틱온으로 찍은 무보정 사진을 올려본다.
동영상 재생의 경우는 약간 아쉽다. 지정된 해상도 외에는 재생이 안되는 것 같고, 햅틱온에서 표현할 수 없는 문자가 있다든지 파일명이 길다든지 그러면 재생목록에도 뜨지 않는다. 그냥 속편하게 800*480으로 인코딩하는 게 편하다. 그보다 저해상도인 동영상의 경우도 어차피 액정 크기가 큰 편이 아니라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해상도보다는 비트레이트가 더 중요한데 1500에 30FPS도 문제 없이 돌아간다니 고화질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을 것 같다. 내 경우는 비트레이트 500에 23.98FPS를 애용하는 편이다.
OZ는 그저 축복이다. 햅틱온에서 아쉬운 부분은 OZ로 보상 받을 수 있다. 가장 아쉬웠던 TO DO 관리를 OZ를 통해 하고 있고, 블로그나 SNS, 메일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풀브라우징이 웹뷰어보다 조금 느리긴 하지만, 모바일 친화적 서비스에는 웹뷰어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보통 풀브라우징 상태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풀브라우징과 웹뷰어와 즐겨찾기나 로그인 설정 같은 건 완전히 별개라는 게 좀 그렇다.
아 블루투스로 전화를 걸기 위해 통화버튼을 누르면 기본적으로는 목소리 인식해서 전화를 걸 수 있다. 문제는 이게 공공장소에서는 매우 창피하다는 거지. 안성기 형님께서 ‘본부!’라고 폼잡으면서 강조한 기능이지만, 편리해도 쓰고 싶진 않더라. 근데 인식은 꽤 잘되던데.
햅틱온은 폰카메라가 중요하고, OZ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꽤 매력적인 기기이다. 그런데 그 외의 사람들에겐 그냥 리얼 공짜폰이 나을 수도 있다. 특히 UI 문제는 내가 보기엔 불편한 것 투성이다. 삼성에서 앞으로의 화두는 UI보다는 화질이라고 그랬다고 어디서 봤는데, 햅틱온의 이 정도 UI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진 거라면 진짜 한심하게 느껴진다.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은 UI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 어디서 슬쩍 본 건데 앞으로 햅틱온이 크게 개선될 여지는 없어보였다. 개발하고 끝냈다던데. 결국 이대로 써야 한다는 거다. 며칠 전 펌웨어가 업데이트 됐는데, 그 이전 펌웨어는 1월에 공개됐다. 출시한지 반년 정도 지났는데 이 정도다. 삼성에서는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제품 기획, 특히 UI에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스펙은 나중에 나오는 폰이 이전에 출시된 폰을 바르기 마련이지만 사용자 편의성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공개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
P.S. Ludens 님의 덧글을 보고 간략하게 사진 첨부를 했다. 설익은 글이라도 일단 썼으면 공개해야 속이 편한지라 긴 포스트에 질리셨을지도. 이놈의 욱!하는 것 고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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