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줄 거면 제대로 줘라.

어제 동미참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외부 활동을 하며 만났던 형도 만났다는 사실에 꽤 기뻤다. 몇 년 전에 이사를 해서 향방작계든 예비군 훈련을 가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인데, 그 형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짬밥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뭐 별 다른 이야기는 아니다. 괜찮긴 한데 4,000원을 주고 밖에서 사먹는다면 다른데서 먹고 말겠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면 정말 소정의 금액을 주는데, 8시간보다 훈련을 덜 받는 사람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 1차 보충 훈련이라 2시간부터 8시간까지 훈련 시간이 상이했는데, 이 인원들 중 8시간을 받아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비로 식사를 하고 PX를 이용해야 한다는 건 조금 충격이었다. 내 경우엔 어차피 8시간이라 상관 없었지만, 미처 몰랐던 사람들의 원성도 들었다. 당연히 나오는 줄 알고 그냥 버스카드만 들고 온 사람들은 친구들한테 돈을 빌려 먹기도 했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이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오늘은 청년 인턴 때문에 예정된 교육을 받으러 갔다. 점심식사에 대한 언급이 없기도 했지만 그냥 적당히 돈을 챙기고 갔는데, 정부에서 제공하는 교육인 만큼 점심 제공이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3층짜리 큰 고깃집이었는데, 미리 예약된 국밥이 나왔다. 그런데 정말 내 생애에 짬밥보다 못한 음식을 밖에 나와서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조금 까다로운 사람들은 먹다가 나와서 따로 먹으러 가더라. 나도 왠만하면 반찬 투정 같은 거 하지 않고 맛 없다는 소리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 먹은 점심 식사는 공짜이긴 하지만, 진짜 심했다.

동미참 훈련에서 제공해주는 식사는 대부분 외주 업체에서 담당한다. 뭐, 진짜로 짬밥을 제공하는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간 훈련소에선 다 외주 업체에서 돈을 내고 먹는 방식이었는데,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차라리 전국에 깔린 김밥천국의 4,000원 짜리 식사보다 여러가지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짬밥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전날 먹은 군대에서 먹은 점심보다 못한 점심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어느 행사나 교육을 받으러 가서 무엇을 먹었다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시는 분들도 꽤 많다. 행사나 교육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제공해주는 식사나 음료수 같은 것도 분명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먹고 살기 위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맛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렇게 부실하고 맛이 없는 식사를 제공할 거면 그냥 예비군 훈련처럼 돈으로 주고 알아서 사 먹으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왕 주는 거 제대로 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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